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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당제임스 소확행 이야기

니콘 capture NX2 처럼 잊혀지는 것들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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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니콘의 3대 축복이라 일컬음을 받았던 니콘 캡쳐 NX2 프로그램을 기억하시나요?

처음 들어봤다는 분도 계실거고 내가 한 사진 좀 하지 하는분은 들어는 봤는데 아직 이거 쓰기는 하는 것인가 하시는분도 있을거에요.

요즘은 포토샵 라이트룸이나 여러 다양한 어플들을 이용해서 사진들을 보정하고 계실텐데요

저는 옛것에 미련이 남아 버리지 못하고 종종 사진 보정을 위해 지금도 사용합니다.

이 프로그램의 매력에 빠진 이유는 U-point 테크놀러지 때문이었는데요.

색상 컨트롤 포인트를 원하는 곳에 지정하여 다양한 변화(밝기, 채도, 명도, 노이즈감소 등)를 쉽게 시도 할 수 있었기 때문에 정품구입하여 사용했었습니다. 지금도 이 시스템은 유효하게 판매는 되는지, 사람들이 종종 찾기는 하는지 궁금하여 니콘사이트를 들어가 보니 현재는 판매 되지는 않는 듯합니다.

축복이라 일컬음 받았던 것이 영원할 줄 알았는데 결국 사라져 버리는군요.

 

그런 의미에서 과거의 영광을 뒤로 한채 사라져 가는 것들에 대해서 생각해 봅니다.

그 많았던 사진관이 그렇습니다. 웬만한 동네 입구에서 증명사진이나 가족사진의 액자가 커다랗게 달려있는 사진관이 흔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지금은 홈플러스 같은 대형마트 같은 곳에 가야 볼 수 있는 사진관!

디지털 카메라가 나오기 전 필름카메라를 사용할때면 한컷한컷 찍는것이 허투르지 않게 조심히 찍고서 그 필름들 잘 간직하여 사진관에 맡기면 수일 후에나 찾을수 있었던 시스템이었습니다. 24컷 필름 다 찍고 나면 카메라에서 꺼내기 위해 레버를 돌돌 말고서 확실히 다 감기었나 확인하고 뚜껑을 열어야 필름이 다치지 않고 나올수 있었습니다.

그런 필름의 시대를 향수로 느껴 서두르지 않고 느릿하게 기다려야 나오는 얼마전 유행했던 어플도 있었지요.

'구닥다리' 카메라의 의미를 지닌 '구닥(Gudak)'어플입니다. 촬영은 하되 3일뒤에 사진으로 확인 할수 있는 어플인데 과거의 향수를 자극한 기발한 아이디어의 어플이라고 생각 됩니다.

 

우리의 기억에는 한계가 있어 시간이 지날수록 과장하기도 하고 왜곡, 심지어는 소멸하기도 합니다. 

니콘 캡쳐NX2, 필름카메라, 동네사진관이 많은 사람들에게서 서서히 멀어지고 있다는 사실에 기록을 남겨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별해서 기록하는 것이 아니라 기록하는 순간 특별해진다는 신념으로요.^^

 

누구나 불현듯 떠오르는 생각에 예상치 못한 전개를 저지르는 경험이 한번쯤은 있으실 겁니다.

지금 저 처럼 니콘 이미지프로그램을 다루다가 블로그에 기록을 남길만한 소재로 활용해야겠다고 드는 순간이나

한눈에 뿅가는 이성을 만나 '바로 이 사람이야, 나 고백해야겠어' 라던가 '난 이 순간 글을 써야해 그래서 작가가 될테야'라던가....

 

무라카미 하루키는 자신이 소설을 써야겠다고 갑자기 결심한 '어느 하루'가 있었다고 고백합니다.

그때는 29살 4월의 오후였으며 그때의 햇빛과 바람의 강약, 주위의 소리까지도 선명히 기억나는 '어느 하루' 였다고 말입니다. 무라카미 처럼 어느날 갑자기 인생의 전환을 맞이할 수도 있는 결정이나 생각이 갑자기 찾아올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격렬한 사랑에 빠지듯이요.

 

블로그를 시작하고 매 순간 고민하며 앞으로 어떤 삶을 살아가야 할지 고민하는 이때 스치듯 지나가는 바람처럼 머물다간 생각들을 부여잡고 사라져가는 것들의 아련함을 느껴봅니다.

 

음, 꽤 좋은 너희들이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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