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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당제임스 소확행 이야기

거절연습, 거절할 때는 처음부터 단호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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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잉, 지~~~잉. 정오의 햇살이 미쳐 다 차오르기도 전에 전화벨 진동이 울려옵니다. 누구지? 한동안 못만나고 SNS에서나 안부묻던 친구의 전화일까? 아니었다. 전화를 받아봅니다. 여보세요! 핸드폰 저너머 들려오는 아주 앳된 아가씨의 목소리는 바로 끊어버리기에는 무언가 끌림이 있었습니다.

보통은 광고성 전화를 받게 되면 제가 지금 운전중입니다 또는 제가 지금 회의중입니다 등등 바로 끊어버리곤 하는데 왠지 방금 이 전화는 들어보고 싶은 목소리였습니다. 그래, 어디 날 설득해봐하고 더 들어봅니다. 혹시 내가 얻을 수 있는 정보가 있을수도 있지 않을까 뭐 이런 맘도 없지 않아 있기도 합니다.
“바쁘실테니 간단히 안내드리겠습니다. 지금 당장 하시라는 것은 아니구요. 들어보시고 ....100세 시대, 저희 oo보험에서 특별한 상품이.....”
“저 암보험 있어요. 더 이상 필요 없습니다”
“고객님, 물론 기존 보험 있으실 텐데요. 이 보험은 기존 보험과는 달라요.....”
암보험 권유라는 내용이 파악 되었을 무렵 전화를 끊으려 하지만 좀처럼 말할 틈을 주지 않고 속사포 처럼 대본 외우듯이 말합니다. 이 세상 제일 싫은 것 중 하나가 남 얘기 안듣고 지 얘기만 떠드는 놈인데... 이래서 들어볼 것도 없이 그냥 바로 끊었어야 했는데하며 후회합니다.
심지어는 며칠전 받았었던 같은 종류의 광고전화였습니다. 워낙 앳된 목소리의 특징을 갖고 있어서 기억되는 목소리였는데 나의 매몰찬 거절에도 불구하고 데이터 베이스에서 삭제하지 않았는지 제게 또 전화가 온 것이었습니다. 또 허탕칠텐데, 거절받아 낙심들텐데, 용케도 다시 내게 전화하다니... 핸드폰 저너머 목소리는 결코 꿀리지 않습니다. 이렇게라도 해야 밥벌이 되는 일이니 물러서지 않을터이겠지. 열심히 사는 삶인데 존중해야겠지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충분히 동의하고 공감하지만......’
거절을 할때는 처음부터 깨끗하고 단호하게 거절하는게 가장 좋다고 합니다. 누군가의 요청을 거절하는 일은 참 불편함을 무릅쓰는 일입니다. 그래서 상대방의 기분을 상하게 하지 않으려고 모호한 태도로 공감을 하기도 합니다. 광고성 스팸 전화의 경우처럼 그들의 이야기를 좀더 들어주게 된다던지 또는 아 그렇군요 좋은 상품이네요 하지만 지금 당장 제게는 필요하지 않을거 같아요, 이만 끊습니다하고 여지를 남기는 듯한 멘트를 시전후 전화를 끊습니다.

‘거절할 때는 정중하되 단 한 걸음도 물러서지 마세요.’
애매모호한 멘트를 하게 되면서 상대방의 기분을 상하지 않게 하고, 요청에 응하지 않아도 되는 상황을 만들려고 합니다. 더 안좋은 상황은 동의한다고 하면서 공감을 해주니 조금만 수정하면 받아들일 수도 있겠구나하는 환상을 심어줄수가 있습니다. 심리학 연구에 따르면 처음에는 예의상 한 말이었는데 점점 이 말에 부응하는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해 자신도 모르게 노력을 기울이게 된다고 합니다. 그래서 노련한 요청자들은 이 같은 심리를 더 강하게 압박하여 향후 비슷한 요청을 할 기회를 남겨두게 한다고 합니다. 참 무서운 세상이죠! 눈 뜨고 코베이는 뭐 그런 경우일까요?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있다고 하지만 우리가 얻어야 할 중요한 교훈은 처음부터 거절할 때는 방어적으로 하지말며, 정중하되 단호한 선긋기가 필요하겠습니다.

저마다의 삶을 살아가며 열심으로 달려가는 저와 여려분 모두가 아무일도 아닌 것 처럼 잘 살아가는 세상이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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